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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구름과 꽃

중국에는 유투브가 막혀있다. 좋은 것은 시청중독에서 잠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고 하늘과 구름 나무와 꽃들을 내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50대가 되고나니 눈에 대한 문제가 다양하게 발생한다. 시력이 떨어져 어두운 곳에는 빛이 퍼져보이고 낮에도 글을 선명하게 읽기가 어려워진다. 한 연구에서 나이에 대한 생각을 바꿔서 생활하게 하면 실제로 몸 상태가 변화한 연구사례가 있었다. 플라시보 효과라는 것도 수많은 실증사례가 보고되기도 한다. 30년 정도를 직장생활을 하면서 20대 이전에 생생한 몸 감각을 차츰 잃어가고 옅어져 감을 느끼게 된다. 시간에 얽메여 지내다 보니 주말에 산을 보고 바다를 보더라도 어린시절에 누렸던 날이섰고 명료한 느낌들이 다시 일어나지 않음을 깨닫는다.

 

시간에서 자유를 되찾은  지금, 조금씩 옛 감각상태를 어렴풋이 느끼게 된다. 이것이 기시감처럼 느껴지지만 마음에 믿음으로 어린시절 나를 떠올리면서 나이를 잊고 시간에 빠져들면 아련한 감각들이 꿈뜰거림을 알게된다. 보라색 꽃들을 피우는 나무들에서 지난날 동네 어귀서 제비꽃을 보았던 느낌이 선연하고, 모네가 그린 것 같은 구름들은 화가가 그린 풍경속에 물들어 가는 듯 하다.

 

최근에 과학채널에서 세상 모든 존재가 원자로 이루어졌다는 것을 유일하게 남기고 싶다는 리차드 파인만의 글을 읽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물질은 원자의 조합과 배열이다. 이것은 불변의 사실이다. 그리고 위대한 현실이다. 눈에 보이는 모든 물질들이 원자가 켜켜이 쌓여 이룬 집합체인 것이다. 그 무엇도 이 법칙에 벗어날 수 없다. 하늘의 구름도 나무에 꽃들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나도 너도 우리 모두가 그렇다. 

 

이 법칙안에서 의식이 탄생한다. 인간중심적인 사고에서 의식은 신비롭고 위대하며 경이롭다. 그러나 자연으로 바라보면 의식은 그들만의 중심적 사고방식으로 다채롭고 경이롭다. 가끔 다큐멘트리에서 고릴라나 침팬지들이 자식들에게 갖는 애정들은 인간과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 동물들이 가진 인식체계와 감정체계 그리고 도덕체계가 인간과 다르다고 해서 그들을 못한 존재로 여기는 우리 인간들에게 심각한 의문을 가지게 된다. 과연 우리는 그들과 다른 존재인가.

 

 인간으로 태어나서 50년 이상을 살다보니 지금까지 내가 몰랐던 현실들과 사실들 그 자체가 너무 놀랍고 섬뜩하다. 무지에서 비롯된 그릇된 양심, 동물과 다를 바 없는 이기심에서 비롯된 초라하고 부끄러운 감정들, 인간 중심적 사고에서 비롯된 신과 종교 그리고 사회정치에 대한 그릇된 신념들이 바로 그것이다.

 

이제는 모두 안다고 할 수 있지는 않지만, 모른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했던 무지속 우물이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알게 된다. 우리 주위를 보면 서로 건전하게 경쟁하고 사랑하고 화합하고 선의의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분명 알 수 있다. 고릴라가 자식을 사랑하고 보호하면서 다른 적들과 대립하고 경쟁하고 타협하면서 지내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이들과 다르다고 주장해온 인간들도 분명한 도덕과 양심, 이성들이 존재하는 듯 하지만, 역사적으로 파괴와 침탈 그리고 비하와 말살 들이 흔하게 자행되어 왔다.

 

 21세기 현재는 다를까. 지금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중국과 대만, 중동에서 이란과 이스라엘 등 전쟁 위협과 실전들이 벌어지고 있다. 학살과 분노, 파괴와 억압 등을 서슴치 않는 도덕적 몰락과 감성이 말살되 버리는 일들이 문명화 되고 현대적 삶을 살고 있는 지구위에서 아무렇지 않듯이 일어난다. 우리는 진화해 간다. 그러나 더디고 복잡하다. 모두가 모두를 사랑하는 세상이 그리 어려운가. 왜 무엇때문에 학살과 파괴가 지금도 일어나고 있는가.

 

이 모든 것이 위대한 인간이 의식을 가지게 됨으로 일어나는 아이러니 아닌가. 분명한 지향점과 목적지가 인간에게 위대한 의식이 주어진 이래로 선구자들이 말하고 있었다. 만민이 평등하고 사랑으로 이루어진 세상이다. 그 곳에 이르기까지 현재는 반드시 거쳐야하는 과정인 것이다. 그래서 불쌍하고 애처롭다는 것이다. 인간이 유전적으로 그리고 후천적으로 최고 지성을 모두 가지게 되어야 끝이나는 것이다. 도덕과 감성이 인간 모두 유전자에게 새겨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지금 시대에 일어나는 야만과 암흑시대가 끝이 날 수 있다. 세계가 하나로 대동하여 한단계 높은 의식적 존재로 진화해야 하는 것이다.

 

 2000년 전 예수는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하셨고, 부처는 일어나고 사라지는 모든 집착을 버리고 변화하는 자연법칙을 분명히 알고 자비를 베풀라 하셨다. 오늘 우리는 2000년이나 지난 도덕과 감성을 아직 모두가 깨우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시간이 필요할 뿐이다. 인간 의식은 결국 그 곳으로 가게 된다. 인간 모두가 철학적 도덕과 순수한 감성을 갖추고 모두가 모두를 사랑하는 세상이 이루어질 것이다.

 

그 때 비로소 우리는 구름이 된다. 아무런 욕망없는 하얀 아름다운 존재, 바라 보는 이에게 평화와 안식을 주는 존재가 될 것이다. 그리고 꽃이 된다. 아름답게 피고 눈물처럼 지는 꽃이 된다. 이 변화를 화내지 않고 욕심내지 않고 집착하지 않으며 철철이 피고 질 것이다. 아름답고 고요하고 사랑이 가득찬 세상이 도래할 것이다. 한 1000년쯤 지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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