샹그릴라는 소설 '잃어버린 지평선'에 등장하는 가상 낙원이다. 히말리야 깊숙한 산속에서 사람들이 늙지 않고 행복하게 사는 곳이다. 원래는 중덴이었으나 2001년 공식명칭을 변경했다. 해발 3000미터가 넘는 고원지대에 위치해 있고 주민들 다수가 티베트족이며, 불교문화가 짙게 뿌리내려 있다.
금빛으로 물들인 것 같은 송찬림사가 산처럼 자리잡고 있다. 라싸 포탈라궁 양식을 본떠 산기슭을 따라 층층이 지어졌으며 1679년 제5대 다라이라마가 사찰 터를 정했고 "세 명의 신이 쉬어가는 곳"이라는 뜻의 송찬림이라는 이름을 하사했다. 내부에는 탕카와 벽화로 가득차 있다. 부처와 라마들, 그리고 보살들의 삶을 보여주는 그림이다. 힌두교의 영향을 짙게 받은 탕카에서는 신들마다 남여교합한 모습들이 기괴하고 섬뜩하게 묘사되어 있다.
송찬림사 위에서 내려다 보면 호수가 한눈에 들어온다. 햇살은 너무 강렬하지만 투명하리만큼 하얀 구름들이 요즘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풍성하고 아름답다. 어린시절에 느꼈던 감각들이 몸안에서 다시 살아나는 듯이 행복하다. 샹그릴라 고성은 중국에 다른 고성들 보다는 관광하는 사람들이 적다. 그러나 전통복장을 차려입고 연신 사진을 찍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어리고 즐거움이 가득 묻어있다.
아름다운 소녀들과 사내들이 전통복장을 함께 입고 걸아가는 모습들은 이 곳에 풍경보다 더한 아름다움이다. 그들이 풍기는 얼굴에서 중국 미래가 희망차 보인다. 반짝거리는 왕관과 생기있고 발그레한 화장사이에 어려보이는 얼굴이 곱게 드러난다. 고원이 주는 희박한 공기는 가끔 가슴을 답답하게 하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하늘과 공기들은 잃어가는 감정들을 새롭게 피어나게 한다.
송찬림사에는 주로 자창 대강당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여있다. 그 곳을 지나 조금만 외곽으로 나가보면 오래된 건물들이 사람들이 살지 않는 것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입구에는 시계방향으로 넓게 돌아보라는 표지가 있기에 골목길을 따라 사원을 둘러싼 마을들을 걸었다. 한 바퀴를 다 돌도록 여기 사는 사람을 한명도 마주치지 못했다. 노승 한분이 밝은 얼굴로 알 수 없는 즐거운 말을 건넬 뿐이다. 골목들은 낯설기 보다는 익숙한 모습들이었다. 어린시절 산기슭에 위치했던 내가 살던 집주변에 흔히 볼 수 있는 골목이었다.
'왕시'라는 예쁜 커피숍이 사원근처 언덕에 있었다. 일하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없었지만, 테라스에 앉아 커피 한잔을 하면서 멀리 옥룡설산과 매리설산을 바라볼 수 있는 이 순간이 꿈처럼 느껴졌다. 히말리야 깊은 산속에서 늙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인냥 영원속에 머물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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