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

쿤밍, 봄, 올드스트리트

2026년 4월 초, 쿤밍은 1년 내내 봄의 도시라고 한다. 취화호에서는 커피거리가 작고 이쁘게 거리를 형성했다. 현대적인 거리가 중국이라기 보다는 한국에서 최근 형성되는 가로수길처럼 느껴진다.

 

쿤밍에서 3시간 거리에 세계적인 명소 대석산이 말 그대로 바위가 숲을 품고 있었다. 바위에는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오래된 나무들이 그 속에서 자라고 있었고, 잎이 풍성하고 파릇한 것이 수분을 취할 수 없을 것 같은 그 곳에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

 

중국은 15년전쯤에 북경에 왔을 때 황사와 공기오염으로 아름다운 공간을 회색빛 재를 뿌려놓은 것 같았는데, 지금은 너무나도 맑은 하늘과 공기를 맡을 수 있다. 거리에는 여전히 오토바이가 잔뜩 쌓여있고 또 다니고 있었지만, 모두 전기를 이용한 오토바이, 자전거로 바뀌었다. 도시 곳곳에는 전기자전거와 전기오토바이를 대여하는 장소들이 있었고 정말 많은 사람들이 엄청나게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전기를 이용한 후라 공기가 완전히 바뀌었다. 한국에 더 이상 황사가 괴롭히지 않는것도 이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중국사람들은 보통 영어를 전혀 사용하지 못한다. 그 뿐아니라 영어를 못하는 것에 대해 부끄러워 하고 당황하는 모양새가 확연히 드러난다. 한국처럼 중국도 영어를 배우려는 열풍이 많았다고 생각했는데, 실제 영어를 사용하는 수준이 한국에 비할 바가 못된다. 다른 아시아권에서는 어느 정도 영어를 단어로라도 소통할 수 있는데, 여기 중국에서는 온통 중국어를 사용한다.

 

그러나 인구대국 답게 중국사람들은 가난에서 벗어나 현대적인 환경과 면모를 점차 갖추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 아직 일부 장소에서는 화장실이 옛날에 좌변식을 사용하는 문화가 그대로 있고, 호텔 방안에서도 신발을 사용하고 담배를 피는 것이 허용된다.

 

쿤밍에서 병원은 큰 규모임에도 구식 건물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의사와 간호사들이 순수하고 친절했다. 중국어를 전혀 하지 못하지만 친절한 안내경찰이 자기일처럼 계속 도움을 줘서 큰 불편함이 없이 일을 볼 수 있었고 순수한 인간미와 정을 느낄 수 있게 했다.

 

물가는 한국에서 보다 절반정도 수준이다. 그러나 백화점이나 쇼핑물, 중심도시안에서는 한국 수준의 물가를 체감한다.

반면, 현지인들이 찾는 곳으로 가보면, 너무 저렴한 식사비와 교통비 등을 체감할 수 있다.

 

쿤밍에서 바람은 시원했고, 노상에서 접이식 간이의자를 나무그늘아래 놓아두어서 그 곳에서 잠시 앉아 하늘을 보면서 만족감과 평화로움을 느꼈다. 나는 지금 여행중이다. 돌아가지 않는 여행을 하고 있다. 잊고 있었던 그리움, 아련함. 순진함 등을 다시 떠올리고 내 몸에 상기시키며, 소년처럼 떠돌아 다닌다.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시족, 동파문자, 오른발  (0) 2026.04.18
리장, 돌길을 걷다.  (1) 2026.04.16
다리, 봄 바람이 시작되는 곳  (1) 2026.04.15
사파에서 춤추는 소녀  (0) 2026.04.05
호치민 빈홈  (0) 2026.03.23